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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송

[오소카라] 마지막

치스하 2017. 4. 17. 01:35
*패러렐월드 소재
*오소→카라
*카라마츠 사변
*사망 소재
*저퀄&오타 주의
*캐붕 안하게 염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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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카라] 마지막


[너 누구?]

이른 점심쯤에 찾아온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형제들 이외에 있어선 안될 똑같은 얼굴의 사람이 내 눈 앞에 서있다. 옷은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법한 미래지향적인 쫄쫄이를 입고 있었고 괴상한 헬멧을 쓰고 있었다.

[나? 마츠노 오소마츠.]

더군다나 나라고 칭하는 저 사람은 댜체 누구란 말인가. 설마 나의 클론이 본체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온 거라던가 그런거 아냐?!

현실성 없는 걱정임에도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건 저 사람의 말이 진실이거나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거 라거나가 되겠다.

[그보다 카라마츠는 어디에 있어?]

오소마츠를 지칭하는 이 사람은 자신의 정체도 제대로 밝히지도 않고선 무작정 카라마츠를 찾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카라마츠는 2층에 있는데..아니 넌 누구냐니까?]

묻는 대답에도 쌩하니 지나쳐 2층으로 올라가는 저 사람에게 이제 궁금증보다 짜증이 조금 날 뻔했다. 보통 집에 찾아왔으면 볼일부터 말하는게 예의아냐?!

올라가는 자칭 오소마츠녀석을 쫓아 계단에 오른다. 설마 카라마츠에게 해코지하려는건 아니겠지.

허겁지겁 올라온 계단에서 자칭 오소마츠녀석은 미닫이 문 앞에 서서 잠시 생각하는 듯 보였다. 다시금 질문을 하려던 차에 벌컥 열어버리는 문을 보자 김이 새버렸다.

[카라마츠!]

[에. 오소마ㅊ...]

카라마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격하게 끌어안는 자칭 오소마츠의 행동을 보자 삭히고 있던 짜증이 한순간에 밀려온다.

[야! 너 떨어져!]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버려 오소마츠녀석을 떼내려 했으나 혼신의 힘을 다해 카라마츠를 끌어안고 있는 바람에 떼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오소마츠가 두명?!]

전혀 귀염성 없는 말투임에도 마음 한구석은 꿈틀댄다.

[카라마츠...]

맘껏 끌어안고 있는 이 녀석을 떼어내고 있는 와중에 들려오는 훌쩍임이 몹시 의아했다. 카라마츠에게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녀석이 카라마츠를 보자마자 끌어안고는 눈물까지 흘려?! 이거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아 미안미안.]

겨우 카라마츠에게서 떼어낸 자칭 오소마츠녀석. 마음에 안들어.

[나는 마츠노 오소마츠. 너가 나고 내가 너야.]

[하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짜증스런 대답을 뱉어낸다.

[그러니까 패러렐 월드라고 들어봤지? 나는 다른세계의 마츠노 오소마츠야. 나의 세계는 과학문명이 엄청나게 발달한 곳이지.]

과학문명이 발달함과 동시에 패션감각은 쇠퇴한게 분명하다. 이런 시시콜콜한 생각들 중에서도 나라고 설명하는 저 녀석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똑같은 외모와 목소리, 습관까지 모두 나와 닮아있는 녀석을 설명하기엔 충분했다. 이제서야 풀리는 궁금증에도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 있다.

[근대 왜 이쪽 세계에는 왜 온건데?]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다른세계에서온 나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나는 이 세계에 있는 마지막 카라마츠를 만나러 왔어.]

마지막 카라마츠는 또 뭐야. 다른 세계에서 온 나는 안쓰러운 중2병을 버리지 못한건가.

[나는 총 1835번의 패러렐 세계에 카라마츠를 만나고 왔어.]

[...?]

다른 세계에서 온 나는 그저 묵묵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곳은 1836번째 패러렐 세계. 그리고 카라마츠가 살아있는 유일한 세계야.]

[뭐라고?]

이상한 말을 해대는 또 다른 나는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계속 해댔다.

[지금까지 만나온 1835명의 카라마츠는 모두 죽었어.]

[주..죽어?]

또 다른 내가 해대는 말은 심히 충격적인 말들 뿐이였다.












[나의 세계에서의 카라마츠는 이미 15살이 되기 전에 사고로 죽었어. 내가 성인이 되고 어느정도 재력을 갖추게 되자 젤 먼저 생각했던건 카라마츠를 다시 만나는 거였어.]

집안에 울리는 시계 초침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카라마츠를 만나긴 했지만 머지않은 시일내에 죽어버렸어.]

느껴지지 않을 공기의 흐름도 피부를 통해 와닿는 것 같았다.

[그 원인은 모두 공통된 이유였어.]

[그...그게 뭔데?]

떨리는 손을 맞잡아보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또 다른 나에게 물어본다.

[카라마츠 사변.]

잊고 있었던 그 날의 기억이 바닥에서 피어오른다. 그날의 후회도 썰물이 밀려오듯 나를 덮친다.

[그 사고를 이겨내지 못한 카라마츠가 1280명. 설상 이겨냈더라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카라마츠가 520명.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사망한 카라마츠가 35명. 총 1835명의 죽음을 지켜봐왔어.]

마트 계산대처럼 읊조리는 숫자는 사탕 하나의 가격보다 현실감이 없었다.

[그리고 이 세계가 내가 찾은 유일한 카라마츠가 살아있는 세계야.]

무덤덤하게 뱉어내는 말에는 갖은 감정들이 담겨져 있었다. 애절. 쓸쓸. 고독. 후회. 슬픔. 온갖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 말과는 달리 그 녀석의 얼굴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실례를 무릎쓰고서라도 카라마츠를 또 찾아왔어. 이 세계에서의 카라마츠는 행복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표정에는 변화조차 없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소리들 중에서 혼란스러운 카라마츠는 그 질문에 잠시 멈칫했다.

[아아. 행복하다.]

빙긋 웃는 미소에 마음의 평안을 받는다.

[그래? 다행이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의 나는 곧이어 한두방울씩 눈물을 흘려냈다. 곧이어 차고 있던 팔찌에 빛이 나며 그 녀석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다 됐나보네. 마지막 여행이여서 그런지 이 기계도 수명이 다했나봐. 또 다른 나. 카라마츠를 잘 부탁해.]

몹시도 만족한 표정의 나는 유언이라도 하는 듯이 내게 말했다.

[걱정안해도 되거든.]

퉁명스러운 내 말투에 피식 웃는 모습이 나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럼 다행이고.]

사라지는 그 녀석의 모습이 이제는 반투명져서 흐릿했다.

[카라마츠.]

사라지려는 순간마저도 카라마츠를 눈에 담는 모습이 나와 꼭 닯았다. 아아. 저 녀석도 분명.

[나는 걱정말아라 오소마츠!]

자신을 걱정하는 또 다른나에게 외치는 말이 방 안을 울렸다. 사라지는 그 녀석은 자신이 전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전하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아아. 새치기냐고 그 녀석.



















[사랑해 카라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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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치스하의 메모장 부릉부릉

패러렐 월드 좋아하는 소재예요

다른 세계에서의 너는 죽었어.

이런거 아련해서 좋아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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