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리퀘박스 연성
*카라른 기반
*연령반전!
*포카포카 도전!
*저퀄&오타주의
*캐붕 안하게 빌어주세요
-----------------------------------
[카라른] 가족
[카라마츠형. 이거 구멍 났스루!]
[아 응. 거기다 두면 꿰매줄게 쥬시마츠.]
[오늘 도시락 메뉴는 뭐야?]
[오늘은 소세지 볶음하고 감자조림. 그리고 계란말이. 이치마츠 계란말이 좋아하니까 해놨어.]
전쟁통을 방불케 하는 마츠노가의 아침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카라마츠~넥타이 좀 매줘.]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툴툴대며 넥타이를 쥐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제 어엿한 20살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내 눈엔 마냥 어려보이기만 한다. 겨우 4살 차이지만서도 어쩔때는 나보다 어른스러운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건강하셨던 부모님의 사고는 몸시 충격적이던 걸로 기억한다. 2년전 이제 막 돌이 지난 토도마츠를 우리에게 맡기고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앞에 가던 버스의 전복사고에 말려들어 우리는 오롯이 형제 여섯이서만 남았다.
마치 사고가 날 것을 알고 있었단 듯이 우리에게는 많은 보험금들이 들어왔고 나는 그 보험금과 집을 상속받았다. 솔직히 도망가고 싶었지만 보험금을 목적을 두고 있는 얼굴만 아는 친척들에게 동생들을 맡기는 것도 내키지 않았고 적어도 피가 이어진 형제들과는 같이 있고 싶었다. 눈물이 많지 않았던 카라마츠가 처음으로 펑펑 울면서 나에게 말했었다. 형제 모두 다같이 살자고. 아마 나는 그때 살면서 처음 책임감이 들었던것 같다.
부모님의 보험금은 꽤나 많았지만 장례식을 치루고 남아있던 빚을 갚으니 누군가가 일을 안하고 먹고 살기엔 빠듯했다. 그래서 나는 취직을 했고 상대적으로 어린 카라마츠는 손재주가 좋았기에 동생들과 집안일을 맡기로 했다.
1살을 겨우 넘긴 토도마츠를 돌보는 일은 지금 생각했어도 끔찍했다. 밤에는 잠을 자지않아 고생이었고 밥투정에 카라마츠에게 붙어있으려고 떼를 써대는 판에 몹시 힘들었다. 1살 이후 때부터 카라마츠 손에서 자라난 토도마츠는 어느덧 3살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거의 엄마정도로 생각하는것 같다.
이렇게 넥타이를 매달라는 핑계가 아니면 저 카라마츠 보이즈인 네명의 소악마들에게서 카라마츠와 단둘이 있을 기회는 없을테니까. 넥타이 혼자 맬 수 있다는건 비밀.
금방이고 넥타이를 메주는 카라마츠가 내심 불만스러웠다. 떨어지는 팔을 잡아 꼭 안는다. 느껴지는 카라마츠의 샴푸냄새가 기분좋게 퍼진다. 같은 샴푸를 쓰는데도 왜인지 카라마츠에게서 나는 향기는 더욱 좋게 느껴진다.
[오소마츠! 이러다가 늦는다!]
[괜찮아 아직까지는 여유야.]
느껴지는 카라마츠의 온기를 채 느끼기도 전에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몹시 불쾌했다. 토도마츠녀석 저녀석은 진짜 악마일지도. 카라마츠가 안보인지 30초도 안 지났다고.
품안에 있던 카라마츠는 곧바로 거실을 향해 달려간다. 아쉬운 마음에 넥타이만 만지작거리는데도 괜히 심술이 났다. 누구덕에 먹고 산다고 생각하는건지!
[카라마츠형 오늘 참관일인데...]
[2시지? 늦지 않고 갈게.]
아 오늘 참관일이었나. 뭐 나는 회사에 가서 못 가지만 그렇다고 안알려주는건 좀 서운하다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카라마츠를 쳐다보니 싱긋 웃는다. 뾰로퉁한 얼굴로 식탁에 앉으니 내밀어오는 밥그릇은 카라마츠의 웃음처럼 따뜻했다.
[도시락 챙겨놨으니 가져가 오소마츠.]
도시락을 마저 싸고선 토도마츠를 자리에 앉히고 밥을 먹이려 하는 모습이 어느새 익숙해 보였다. 처음에는 이유식도 못먹이는게 엊그제 같았는데 말이지.
[카라마츠 형 이따봐.]
굳이 부엌까지 와서 카라마츠의 배웅을 기다리는 두녀석들 너무 카라마츠 보이즈 아니냐!
[도시락은 챙겼지?]
[우리가 무슨 애도 아니고!]
[확인차 물어봤어. 이따가 보자 조심히 다녀와.]
팔을 벌려 감싸안는 카라마츠를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매달리듯 포옹을 했다. 카라마츠는 쌍둥이들의 뺨에 각각 입술을 가져다 대곤 꽉 끌어안아줬다. 중학교 2학년이나 됐음에도 학교 가는 길에는 꼭 저렇게 카라마츠의 배웅의 포옹과 뽀뽀를 원하는 둘은 내가 보기엔 아직도 애인데 말이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음에도 전혀 다른 성격의 일란성 쌍둥이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둘 다 성적이 좋아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 덕에 학원이나 과외같은걸 안해도 좋지만 아직도 카라마츠 한정의 응성쟁이들이다.
쌍둥이 둘은 불과 13살때 부모님의 사고를 겪는 바람에 부모님의 자리를 채워줄 사람이 형인 나와 카라마츠 뿐이였다. 회사 일에 치여있는 나보다 상대적으로 카라마츠와 있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더 어린 쥬시마츠와 토도마츠을 챙겨주느라 쌍둥이 둘은 어느새 부쩍 어른스러워져 버렸다. 그러나 아직 15살밖에 되지 않은 애들이기 때문에 저렇게 카라마츠 한정으로 응석을 부리지만 좀 더 어리광부려도 될텐데 말이지. 내 동생들은 너무 일찍 어른이 되려는게 아닐까.
쌍둥이 둘을 배웅하고 온 카라마츠는 곧바로 쌍둥이들이 먹고난 식기를 정리했다.
[오소마츠 이제 가야할 시간이야.]
어느새 8시를 가리키는 시계가 원망스러웠다. 좀 더 카라마츠랑 알콩달콩할 시간같은건 없는거냐고!
[으엑. 벌써 출근시간이라니. 카라마츠~ 출근하기 싫어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뱉는 앙탈에 어쩔수 없는 듯이 카라마츠는 웃었다.
[그래도 열심히 해주는 오소마츠가 있어서 다행이야.]
항상 이렇게 출근투정을 부리면 카라마츠는 나를 다독여 주듯이 안아준다. 뭐 이것때문에 투정부리는 걸지도. 뭐 나랑 쌍둥이랑 카라마츠 한정 응성쟁이인건가.
[오늘도 힘내고. 오소마츠의 도시락에는 특별히 장조림도 넣어놨으니 맛있게 먹어.]
특별대우에 어느새 심통이 났던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끌어안는 카라마츠의 온기가 이제야 전해진다. 딱 1분만 안고 있자.
[오소마츠 이제 진짜 나가야 한다.]
8시가 가까워진 시계는 갈길을 재촉했다. 아쉽게 떨어지는 팔의 온기가 더욱 슬펐다.
[카라마츠 힘내라고 나도 츄해줘.]
[애도 아니고!]
[동생들은 되는데 형아는 안해주는거냐고! 나도 츄해줘! 안해주면 출근안해!]
쌍둥이들의 배웅방법이 내심 부러웠던 나는 출근을 핑계로 좀 더 어리광을 부려본다.
[이..이번만이야..]
어쩔수 없다는 듯이 내 뺨에 가져다대는 입술이 쪽 소리가 나며 떨어졌다. 빨개진 얼굴이 너무나 귀여웠다. 정말 출근이고 뭐고 카라마츠랑 있고 싶었지만 그 욕구를 잠시 눌러담고는 이제는 정말로 출근을 해야할 때였다.
[잘 다녀와 오소마츠.]
오늘도 난 이 시끌벅적한 마츠노가를 부양하기위해 집을 나섰다.
[쵸로마츠형. 카라마츠형은 언제온대.]
옆자리에서 물어보는 이치마츠의 물음에 시계를 확인했다. 1시 반이니까 30분 남았네.
[2시에 맞춰오겠지. 그나저나 이번 참관수업 발표한다니까 이치마츠 너 이상한 소리 하지마.]
[이상한 소리 안하거든.]
거짓말. 성적은 좋은 편이지만 어딘가 음침한 내 쌍둥이 동생은 가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한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악마를 불러내는 주술이나 미신따위를 믿으니까 말이지.
[네네. 알겠으니까 제발 평범하게 발표해줘.]
어느새 2시가 되자 참관수업이 시작했다.
아직 카라마츠형은 안온건가.
그렇게 20분이 흘러도 카라마츠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쵸로마츠형 카라마츠형 안보이는데...]
설마 우리의 참관수업을 잊은건...
[마츠노 쵸로마츠 발표해보세요.]
순간 불리는 이름에 나는 저번주에 내줬던 가족에 대한 글짓기를 들고 일어났다. 하지만 카라마츠형이 안왔는데...카라마츠형에게 내 발표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츠노?]
불리는 선생님의 말씀도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카라마츠형이 우리와의 약속을 어긴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눈물이 나올것 같았다.
[쵸로마츠형..?]
드르륵 열리는 문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뒷문을 쳐다봤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에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우리와의 약속을 잊지 않았어.
[마츠노. 무슨 문제라도..]
[마츠노 쵸로마츠! 발표하겠습니다!]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막을순 없었다. 여기서 들려주려고 카라마츠형에게 안보여줬던 거니까 잘 들으라고 카라마츠형!
[저에겐 두명의 형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돌봐주는 형들은 정말 멋지고 대단합니다. 첫번째 형은 원래 빠칭코나 에로 비디오를 보는게 취미인 불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들도 하지 않고 성실히 회사에 다닙니다. 월급날이 되면 맛있는 것도 사와서 우리를 기쁘게 해줍니다. 저와 9살 차이가 나는 첫재 형은 정말 대단합니다.]
빽빽히 들여 쓴 원고지를 넘기는 중에도 신경은 온통 카라마츠형에게 쏠려 있었다.
[두번째 형은 집안일도 잘하고 도시락도 아주 맛있습니다. 손재주가 좋아서 제 동생인 이치마츠에게 고양이 인형도 만들어 줬습니다. 잔소리가 많지만 그건 다 우리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라고 합니다. 항상 학교에 갈때 배웅해주고 우리에게 맛있는 밥도 해주는 둘째 형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들리는 박수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끝나고 난뒤에 카라마츠형에게 맘껏 안길 요량으로 앞을 보며 자리에 앉았다.
[마츠노 이치마츠. 발표해보세요.]
들려오는 박수소리 뒤에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몸은 느릿느릿하게 행동했다.
[저에겐 5명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첫째형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심술쟁이지만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습니다. 둘째형은 집안일을 해줍니다. 청소부터 빨래 요리까지 모든 걸 할수 있는 둘때 형은 만능입니다. 그리고 쌍둥이 형은 저와 같이 다니는 시간이 많아서 이제 좀 질렸습니다. 저에게 두명의 동생도 있습니다. 한 명은 지금 10살이 된 아이입니다. 걔는 지치는걸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아마 괴물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동생은 저와 12살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둘째 형을 늘 독차지하지만 어리니까 봐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6명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들리는 웃음 소리에 마지막 발표가 마무리 되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바로 종례를 할테니 부모님분들은 복도에서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돌아서 보는 카라마츠형은 밖을 가리키며 빙긋 웃었다. 밖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겠지.
[이치마츠.]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쵸로마츠형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내...내가 지..지겨워..?]
발표내용을 듣고 신경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조금 골려줄 요량으로 대답을 했다.
[조금?]
대답을 듣고 시무룩해지는 쵸로마츠형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들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거의 다 놓쳐버렸지만 뭐 상관없겠지.
[오늘은 여기에서 마친다. 오늘은 참관일이었으니 다들 부모님들이 기다리니 오늘 당번들은 내일 아침에 하도록. 자 그럼 내일보자.]
조용했던 교실은 금새 활기가 돌았다.
[이치마츠 다챙겼어? 카라마츠형 기다린다고.]
아까까지만 해도 시무룩했던 표정은 금새 정반대로 바뀌었다.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독 신명나 보였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아침에도 보고 온 형의 얼굴은 오늘따라 더욱 반가웠다.
[발표 잘 들었다. 다행히 늦지 않았었군. 이치마츠가 마지막 발표인줄 모르고 차례가 지나버린 줄 알았다.]
이것저것 말하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이 오늘따라 들떠보였다. 다들 신이 난것 같았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늦은거야? 안오는 줄 알았어.]
물어보는 쵸로마츠형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아주머니께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맡기는데 오늘따라 유독 토도마츠가 떨어지지 않으려 해서 말이지..늦어서 미안하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뭐 토도마츠가 카라마츠형에게 붙어있는건 하루이틀이 아니었으니 그랬을거라고 짐작은 했다.
[그래! 발표도 잘 마쳤고 사과의 의미로 오늘 저녁은 너희가 먹고 싶은걸로 만들어줄게! 뭐가 좋아?]
곱씹어보는 메뉴들 중에 불현듯 생각나는 메뉴가 있었다.
[버섯전골 그게 먹고 싶어.]
격하게 눈을 반짝이는 쵸로마츠형도 나의 대답에 반응했다.
[그럼 같이 마트가서 도와줄래?]
잡은 손을 이끄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처음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땐 다시는 웃지 않을지도 모를거라고 생각했다. 항상 울고 우울한 나날들만 보낼줄 알았는데 이렇게 웃기도 하고 행복한 날들이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했다.
카라마츠형 같은 파란 하늘에 눈이 시릴것 같았다.
[토도마츠 부엌은 위험하니까 들어오면 안돼.]
[시뎌!! 카리마츄 형아랑 있을꼬야.]
[누가 토도마츠 좀 거실로 데려가 줘!]
오랜만에 실력발휘를 하려는데 토도마츠가 오늘따라 더욱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낮에 옆집에 맡긴것에 아직도 꽁해있는것 같은데...곤란한걸 이러다가 오소마츠라도 돌아오면 면목없는데.
[쥬시마츠! 토도마츠 좀 데려가서 놀아줄래?]
[하잇! 쥬시마츠 출동임다!]
[저녁 금방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다행히 무릎을 붙잡고 있던 토도마츠를 쥬시마츠가 데려가려 왔다. 한시름 놓는줄 알았지만 낮에부터 보지 못했던 탓인지 토도마츠의 고집은 더욱 거셌고 그것이 곧 울음으로 번졌다.
[으아아아앙!!!! 시뎌!!! 카라마추형이랑 있을꼬야!!!!! 흐아앙!!!!]
집안이 떠나가라 서럽게 울어대는 통에 야채를 자르던 나는 칼을 놓고 토도마츠를 안아들었다. 오소마츠 퇴근시간 못맞출지도.
[토도마츠는 형이랑 있고 싶었구나. 근대 형아가 토도마츠가 좋아하는 버섯친구들로 맛있는거 해주려고 했는데~ 버섯친구들이 토도마츠 몰래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단말이야~ 버섯친구들이 깜짝놀래켜주려고 하는데 모른척해줄래?]
썰어놓은 야채들 옆에 즐비한 버섯이 눈에 들어와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훌쩍거리는 토도마츠가 진정할수 있도록 등을 쓸어주고는 식탁위에 있는 티슈로 얼굴을 닦아준다. 고개를 끄덕이는 토도마츠를 거실로 데려가 앉히고는 다시 한번 비밀이야기를 꺼낸다.
[버섯친구들이 뭘 준비하는지는 토도마츠한테 비밀이래. 그러니까 이따가 버섯친구들이 뭘 준비했는지 보고 놀란척 해줘야해. 토도마츠 놀란척 잘할수 있지?]
[웅. 토도마츄 깜짝이 잘해!]
[그러면 형아는 버섯친구들 도와주고 올테니까 토도마츠는 형아들이랑 조금만 기다려줘.]
울음바다였던 몇분전의 상황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금새 정리가 되었다.
[쥬시마츠 부탁 좀 할게.]
두어번 쓰다듬는 쥬시마츠가 곧바로 힘차게 대답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저녁준비를 하러 간다.
[다녀왔어-]
어느새 6시 30분을 가르키는 시계를 보곤 오소마츠를 맞이한다.
[어서와 오소마츠. 바로 밥부터 먹을래?]
[응. 밥부터 먹을래 배고파 죽는줄 알았다고.]
[엄살은!]
거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의기양양했다. 오랜만에 실력발휘 좀 했으니까말야. 먼저가는 오소마츠를 뒤따라 거실로 들어섰다.
[와아- 오늘은 무슨 날이야? 전골이네.]
[참관수업에 가서 쌍둥이들의 발표를 들었다. 아 맞아.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보고 대단한 형이라고 했어.]
[그..그건 비밀이야 카라마츠형!]
부끄러운지 나의 말을 막으려고 하는 쵸로마츠의 얼굴이 금새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쵸로마츠가 형아를 대단하다고 생각해준거야? 형아 기뻐서 울것 같은데.]
우는 시늉을 하는 오소마츠의 표정이 미세하게 감동으로 변했다. 장난은 심하지만 동생들의 발표를 기쁘게 생각하는건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이치마츠는-]
[이치마츠도 내 얘기했어?!]
[이치마츠가 말해주면 오소마츠형이 더 기뻐할것 같은데?]
이치마츠를 쳐다보며 직접 말하기를 권하고 있었다. 이런거 직접 듣는게 더 좋을테니.
[오소마츠형은 심술쟁이지만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다고 했어.]
쑥스러운지 오소마츠의 얼굴은 쳐다보지 않은채 전골을 보며 말했지만 그 말은 오소마츠에게 전해졌으리라.
[형아 완전 감동~ 울 쌍둥이들이 형아를 그렇게 봐주다니 이렇게 행복해도 괜찮은건가!]
끓어오르는 전골처럼 행복감에 젖어드는 마츠노가의 저녁은 항상 시끌벅적하다.
---------------------------------------
흐에 리퀘박스에 넣어주신대로 써보긴 했는데
이런 느낌 맞겠지)맞을거야)
포카포카는 뭔가 어려운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느낌!
연성거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카라른 기반
*연령반전!
*포카포카 도전!
*저퀄&오타주의
*캐붕 안하게 빌어주세요
-----------------------------------
[카라른] 가족
[카라마츠형. 이거 구멍 났스루!]
[아 응. 거기다 두면 꿰매줄게 쥬시마츠.]
[오늘 도시락 메뉴는 뭐야?]
[오늘은 소세지 볶음하고 감자조림. 그리고 계란말이. 이치마츠 계란말이 좋아하니까 해놨어.]
전쟁통을 방불케 하는 마츠노가의 아침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카라마츠~넥타이 좀 매줘.]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툴툴대며 넥타이를 쥐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제 어엿한 20살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내 눈엔 마냥 어려보이기만 한다. 겨우 4살 차이지만서도 어쩔때는 나보다 어른스러운 모습에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건강하셨던 부모님의 사고는 몸시 충격적이던 걸로 기억한다. 2년전 이제 막 돌이 지난 토도마츠를 우리에게 맡기고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앞에 가던 버스의 전복사고에 말려들어 우리는 오롯이 형제 여섯이서만 남았다.
마치 사고가 날 것을 알고 있었단 듯이 우리에게는 많은 보험금들이 들어왔고 나는 그 보험금과 집을 상속받았다. 솔직히 도망가고 싶었지만 보험금을 목적을 두고 있는 얼굴만 아는 친척들에게 동생들을 맡기는 것도 내키지 않았고 적어도 피가 이어진 형제들과는 같이 있고 싶었다. 눈물이 많지 않았던 카라마츠가 처음으로 펑펑 울면서 나에게 말했었다. 형제 모두 다같이 살자고. 아마 나는 그때 살면서 처음 책임감이 들었던것 같다.
부모님의 보험금은 꽤나 많았지만 장례식을 치루고 남아있던 빚을 갚으니 누군가가 일을 안하고 먹고 살기엔 빠듯했다. 그래서 나는 취직을 했고 상대적으로 어린 카라마츠는 손재주가 좋았기에 동생들과 집안일을 맡기로 했다.
1살을 겨우 넘긴 토도마츠를 돌보는 일은 지금 생각했어도 끔찍했다. 밤에는 잠을 자지않아 고생이었고 밥투정에 카라마츠에게 붙어있으려고 떼를 써대는 판에 몹시 힘들었다. 1살 이후 때부터 카라마츠 손에서 자라난 토도마츠는 어느덧 3살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거의 엄마정도로 생각하는것 같다.
이렇게 넥타이를 매달라는 핑계가 아니면 저 카라마츠 보이즈인 네명의 소악마들에게서 카라마츠와 단둘이 있을 기회는 없을테니까. 넥타이 혼자 맬 수 있다는건 비밀.
금방이고 넥타이를 메주는 카라마츠가 내심 불만스러웠다. 떨어지는 팔을 잡아 꼭 안는다. 느껴지는 카라마츠의 샴푸냄새가 기분좋게 퍼진다. 같은 샴푸를 쓰는데도 왜인지 카라마츠에게서 나는 향기는 더욱 좋게 느껴진다.
[오소마츠! 이러다가 늦는다!]
[괜찮아 아직까지는 여유야.]
느껴지는 카라마츠의 온기를 채 느끼기도 전에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몹시 불쾌했다. 토도마츠녀석 저녀석은 진짜 악마일지도. 카라마츠가 안보인지 30초도 안 지났다고.
품안에 있던 카라마츠는 곧바로 거실을 향해 달려간다. 아쉬운 마음에 넥타이만 만지작거리는데도 괜히 심술이 났다. 누구덕에 먹고 산다고 생각하는건지!
[카라마츠형 오늘 참관일인데...]
[2시지? 늦지 않고 갈게.]
아 오늘 참관일이었나. 뭐 나는 회사에 가서 못 가지만 그렇다고 안알려주는건 좀 서운하다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카라마츠를 쳐다보니 싱긋 웃는다. 뾰로퉁한 얼굴로 식탁에 앉으니 내밀어오는 밥그릇은 카라마츠의 웃음처럼 따뜻했다.
[도시락 챙겨놨으니 가져가 오소마츠.]
도시락을 마저 싸고선 토도마츠를 자리에 앉히고 밥을 먹이려 하는 모습이 어느새 익숙해 보였다. 처음에는 이유식도 못먹이는게 엊그제 같았는데 말이지.
[카라마츠 형 이따봐.]
굳이 부엌까지 와서 카라마츠의 배웅을 기다리는 두녀석들 너무 카라마츠 보이즈 아니냐!
[도시락은 챙겼지?]
[우리가 무슨 애도 아니고!]
[확인차 물어봤어. 이따가 보자 조심히 다녀와.]
팔을 벌려 감싸안는 카라마츠를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매달리듯 포옹을 했다. 카라마츠는 쌍둥이들의 뺨에 각각 입술을 가져다 대곤 꽉 끌어안아줬다. 중학교 2학년이나 됐음에도 학교 가는 길에는 꼭 저렇게 카라마츠의 배웅의 포옹과 뽀뽀를 원하는 둘은 내가 보기엔 아직도 애인데 말이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음에도 전혀 다른 성격의 일란성 쌍둥이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둘 다 성적이 좋아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 덕에 학원이나 과외같은걸 안해도 좋지만 아직도 카라마츠 한정의 응성쟁이들이다.
쌍둥이 둘은 불과 13살때 부모님의 사고를 겪는 바람에 부모님의 자리를 채워줄 사람이 형인 나와 카라마츠 뿐이였다. 회사 일에 치여있는 나보다 상대적으로 카라마츠와 있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더 어린 쥬시마츠와 토도마츠을 챙겨주느라 쌍둥이 둘은 어느새 부쩍 어른스러워져 버렸다. 그러나 아직 15살밖에 되지 않은 애들이기 때문에 저렇게 카라마츠 한정으로 응석을 부리지만 좀 더 어리광부려도 될텐데 말이지. 내 동생들은 너무 일찍 어른이 되려는게 아닐까.
쌍둥이 둘을 배웅하고 온 카라마츠는 곧바로 쌍둥이들이 먹고난 식기를 정리했다.
[오소마츠 이제 가야할 시간이야.]
어느새 8시를 가리키는 시계가 원망스러웠다. 좀 더 카라마츠랑 알콩달콩할 시간같은건 없는거냐고!
[으엑. 벌써 출근시간이라니. 카라마츠~ 출근하기 싫어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뱉는 앙탈에 어쩔수 없는 듯이 카라마츠는 웃었다.
[그래도 열심히 해주는 오소마츠가 있어서 다행이야.]
항상 이렇게 출근투정을 부리면 카라마츠는 나를 다독여 주듯이 안아준다. 뭐 이것때문에 투정부리는 걸지도. 뭐 나랑 쌍둥이랑 카라마츠 한정 응성쟁이인건가.
[오늘도 힘내고. 오소마츠의 도시락에는 특별히 장조림도 넣어놨으니 맛있게 먹어.]
특별대우에 어느새 심통이 났던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끌어안는 카라마츠의 온기가 이제야 전해진다. 딱 1분만 안고 있자.
[오소마츠 이제 진짜 나가야 한다.]
8시가 가까워진 시계는 갈길을 재촉했다. 아쉽게 떨어지는 팔의 온기가 더욱 슬펐다.
[카라마츠 힘내라고 나도 츄해줘.]
[애도 아니고!]
[동생들은 되는데 형아는 안해주는거냐고! 나도 츄해줘! 안해주면 출근안해!]
쌍둥이들의 배웅방법이 내심 부러웠던 나는 출근을 핑계로 좀 더 어리광을 부려본다.
[이..이번만이야..]
어쩔수 없다는 듯이 내 뺨에 가져다대는 입술이 쪽 소리가 나며 떨어졌다. 빨개진 얼굴이 너무나 귀여웠다. 정말 출근이고 뭐고 카라마츠랑 있고 싶었지만 그 욕구를 잠시 눌러담고는 이제는 정말로 출근을 해야할 때였다.
[잘 다녀와 오소마츠.]
오늘도 난 이 시끌벅적한 마츠노가를 부양하기위해 집을 나섰다.
[쵸로마츠형. 카라마츠형은 언제온대.]
옆자리에서 물어보는 이치마츠의 물음에 시계를 확인했다. 1시 반이니까 30분 남았네.
[2시에 맞춰오겠지. 그나저나 이번 참관수업 발표한다니까 이치마츠 너 이상한 소리 하지마.]
[이상한 소리 안하거든.]
거짓말. 성적은 좋은 편이지만 어딘가 음침한 내 쌍둥이 동생은 가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곤 한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악마를 불러내는 주술이나 미신따위를 믿으니까 말이지.
[네네. 알겠으니까 제발 평범하게 발표해줘.]
어느새 2시가 되자 참관수업이 시작했다.
아직 카라마츠형은 안온건가.
그렇게 20분이 흘러도 카라마츠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쵸로마츠형 카라마츠형 안보이는데...]
설마 우리의 참관수업을 잊은건...
[마츠노 쵸로마츠 발표해보세요.]
순간 불리는 이름에 나는 저번주에 내줬던 가족에 대한 글짓기를 들고 일어났다. 하지만 카라마츠형이 안왔는데...카라마츠형에게 내 발표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츠노?]
불리는 선생님의 말씀도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카라마츠형이 우리와의 약속을 어긴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눈물이 나올것 같았다.
[쵸로마츠형..?]
드르륵 열리는 문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뒷문을 쳐다봤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에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우리와의 약속을 잊지 않았어.
[마츠노. 무슨 문제라도..]
[마츠노 쵸로마츠! 발표하겠습니다!]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막을순 없었다. 여기서 들려주려고 카라마츠형에게 안보여줬던 거니까 잘 들으라고 카라마츠형!
[저에겐 두명의 형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돌봐주는 형들은 정말 멋지고 대단합니다. 첫번째 형은 원래 빠칭코나 에로 비디오를 보는게 취미인 불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들도 하지 않고 성실히 회사에 다닙니다. 월급날이 되면 맛있는 것도 사와서 우리를 기쁘게 해줍니다. 저와 9살 차이가 나는 첫재 형은 정말 대단합니다.]
빽빽히 들여 쓴 원고지를 넘기는 중에도 신경은 온통 카라마츠형에게 쏠려 있었다.
[두번째 형은 집안일도 잘하고 도시락도 아주 맛있습니다. 손재주가 좋아서 제 동생인 이치마츠에게 고양이 인형도 만들어 줬습니다. 잔소리가 많지만 그건 다 우리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라고 합니다. 항상 학교에 갈때 배웅해주고 우리에게 맛있는 밥도 해주는 둘째 형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들리는 박수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끝나고 난뒤에 카라마츠형에게 맘껏 안길 요량으로 앞을 보며 자리에 앉았다.
[마츠노 이치마츠. 발표해보세요.]
들려오는 박수소리 뒤에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몸은 느릿느릿하게 행동했다.
[저에겐 5명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첫째형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심술쟁이지만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습니다. 둘째형은 집안일을 해줍니다. 청소부터 빨래 요리까지 모든 걸 할수 있는 둘때 형은 만능입니다. 그리고 쌍둥이 형은 저와 같이 다니는 시간이 많아서 이제 좀 질렸습니다. 저에게 두명의 동생도 있습니다. 한 명은 지금 10살이 된 아이입니다. 걔는 지치는걸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아마 괴물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동생은 저와 12살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둘째 형을 늘 독차지하지만 어리니까 봐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6명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들리는 웃음 소리에 마지막 발표가 마무리 되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바로 종례를 할테니 부모님분들은 복도에서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돌아서 보는 카라마츠형은 밖을 가리키며 빙긋 웃었다. 밖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겠지.
[이치마츠.]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쵸로마츠형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내...내가 지..지겨워..?]
발표내용을 듣고 신경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조금 골려줄 요량으로 대답을 했다.
[조금?]
대답을 듣고 시무룩해지는 쵸로마츠형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들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거의 다 놓쳐버렸지만 뭐 상관없겠지.
[오늘은 여기에서 마친다. 오늘은 참관일이었으니 다들 부모님들이 기다리니 오늘 당번들은 내일 아침에 하도록. 자 그럼 내일보자.]
조용했던 교실은 금새 활기가 돌았다.
[이치마츠 다챙겼어? 카라마츠형 기다린다고.]
아까까지만 해도 시무룩했던 표정은 금새 정반대로 바뀌었다.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독 신명나 보였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아침에도 보고 온 형의 얼굴은 오늘따라 더욱 반가웠다.
[발표 잘 들었다. 다행히 늦지 않았었군. 이치마츠가 마지막 발표인줄 모르고 차례가 지나버린 줄 알았다.]
이것저것 말하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이 오늘따라 들떠보였다. 다들 신이 난것 같았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늦은거야? 안오는 줄 알았어.]
물어보는 쵸로마츠형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옆집 아주머니께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맡기는데 오늘따라 유독 토도마츠가 떨어지지 않으려 해서 말이지..늦어서 미안하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뭐 토도마츠가 카라마츠형에게 붙어있는건 하루이틀이 아니었으니 그랬을거라고 짐작은 했다.
[그래! 발표도 잘 마쳤고 사과의 의미로 오늘 저녁은 너희가 먹고 싶은걸로 만들어줄게! 뭐가 좋아?]
곱씹어보는 메뉴들 중에 불현듯 생각나는 메뉴가 있었다.
[버섯전골 그게 먹고 싶어.]
격하게 눈을 반짝이는 쵸로마츠형도 나의 대답에 반응했다.
[그럼 같이 마트가서 도와줄래?]
잡은 손을 이끄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처음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땐 다시는 웃지 않을지도 모를거라고 생각했다. 항상 울고 우울한 나날들만 보낼줄 알았는데 이렇게 웃기도 하고 행복한 날들이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했다.
카라마츠형 같은 파란 하늘에 눈이 시릴것 같았다.
[토도마츠 부엌은 위험하니까 들어오면 안돼.]
[시뎌!! 카리마츄 형아랑 있을꼬야.]
[누가 토도마츠 좀 거실로 데려가 줘!]
오랜만에 실력발휘를 하려는데 토도마츠가 오늘따라 더욱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낮에 옆집에 맡긴것에 아직도 꽁해있는것 같은데...곤란한걸 이러다가 오소마츠라도 돌아오면 면목없는데.
[쥬시마츠! 토도마츠 좀 데려가서 놀아줄래?]
[하잇! 쥬시마츠 출동임다!]
[저녁 금방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다행히 무릎을 붙잡고 있던 토도마츠를 쥬시마츠가 데려가려 왔다. 한시름 놓는줄 알았지만 낮에부터 보지 못했던 탓인지 토도마츠의 고집은 더욱 거셌고 그것이 곧 울음으로 번졌다.
[으아아아앙!!!! 시뎌!!! 카라마추형이랑 있을꼬야!!!!! 흐아앙!!!!]
집안이 떠나가라 서럽게 울어대는 통에 야채를 자르던 나는 칼을 놓고 토도마츠를 안아들었다. 오소마츠 퇴근시간 못맞출지도.
[토도마츠는 형이랑 있고 싶었구나. 근대 형아가 토도마츠가 좋아하는 버섯친구들로 맛있는거 해주려고 했는데~ 버섯친구들이 토도마츠 몰래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단말이야~ 버섯친구들이 깜짝놀래켜주려고 하는데 모른척해줄래?]
썰어놓은 야채들 옆에 즐비한 버섯이 눈에 들어와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훌쩍거리는 토도마츠가 진정할수 있도록 등을 쓸어주고는 식탁위에 있는 티슈로 얼굴을 닦아준다. 고개를 끄덕이는 토도마츠를 거실로 데려가 앉히고는 다시 한번 비밀이야기를 꺼낸다.
[버섯친구들이 뭘 준비하는지는 토도마츠한테 비밀이래. 그러니까 이따가 버섯친구들이 뭘 준비했는지 보고 놀란척 해줘야해. 토도마츠 놀란척 잘할수 있지?]
[웅. 토도마츄 깜짝이 잘해!]
[그러면 형아는 버섯친구들 도와주고 올테니까 토도마츠는 형아들이랑 조금만 기다려줘.]
울음바다였던 몇분전의 상황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금새 정리가 되었다.
[쥬시마츠 부탁 좀 할게.]
두어번 쓰다듬는 쥬시마츠가 곧바로 힘차게 대답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저녁준비를 하러 간다.
[다녀왔어-]
어느새 6시 30분을 가르키는 시계를 보곤 오소마츠를 맞이한다.
[어서와 오소마츠. 바로 밥부터 먹을래?]
[응. 밥부터 먹을래 배고파 죽는줄 알았다고.]
[엄살은!]
거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의기양양했다. 오랜만에 실력발휘 좀 했으니까말야. 먼저가는 오소마츠를 뒤따라 거실로 들어섰다.
[와아- 오늘은 무슨 날이야? 전골이네.]
[참관수업에 가서 쌍둥이들의 발표를 들었다. 아 맞아.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보고 대단한 형이라고 했어.]
[그..그건 비밀이야 카라마츠형!]
부끄러운지 나의 말을 막으려고 하는 쵸로마츠의 얼굴이 금새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쵸로마츠가 형아를 대단하다고 생각해준거야? 형아 기뻐서 울것 같은데.]
우는 시늉을 하는 오소마츠의 표정이 미세하게 감동으로 변했다. 장난은 심하지만 동생들의 발표를 기쁘게 생각하는건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이치마츠는-]
[이치마츠도 내 얘기했어?!]
[이치마츠가 말해주면 오소마츠형이 더 기뻐할것 같은데?]
이치마츠를 쳐다보며 직접 말하기를 권하고 있었다. 이런거 직접 듣는게 더 좋을테니.
[오소마츠형은 심술쟁이지만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다고 했어.]
쑥스러운지 오소마츠의 얼굴은 쳐다보지 않은채 전골을 보며 말했지만 그 말은 오소마츠에게 전해졌으리라.
[형아 완전 감동~ 울 쌍둥이들이 형아를 그렇게 봐주다니 이렇게 행복해도 괜찮은건가!]
끓어오르는 전골처럼 행복감에 젖어드는 마츠노가의 저녁은 항상 시끌벅적하다.
---------------------------------------
흐에 리퀘박스에 넣어주신대로 써보긴 했는데
이런 느낌 맞겠지)맞을거야)
포카포카는 뭔가 어려운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느낌!
연성거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