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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른 기반
*카라마츠걸이면 한번쯤은 써줘야하는 시한부
*우울주의
*저퀄&오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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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른] 시간
「쵸로마츠」
[콜록콜록]
느닷없이 퍼지는 기침소리에 신경이 쓰였다. 요근래 기침만 하네 저녀석.
[감기라도 걸린거야? 좀 쉬는게 나을것 같은데.]
아직도 기침을 하는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어본다. 기침 소리가 그치질 않네. 얼마나 아픈거야? 걱정되는 마음에 간호라도 해줄까 싶어 또 다시 말을 던진다.
[이불이라도 깔아줄까? 약 가져다 줘?]
기침소리가 잦아드는 걸 보니 괜찮아 지는 듯 싶다. 괜찮은건가. 환절기라 그런지 조심 좀 하지. 또 카라마츠걸인가 뭔가 찾으러 얉은 가죽재킷이나 입고 다녔을테니까.
[괜찮은거야 카라마...]
쿨럭.
다시금 던지는 나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려오는 이질적인 소리. 카라마츠의 입에서 뱉어내는 피의 비릿한 냄새가 나의 사고회로를 멈추는 듯 싶었다. 뭐야 이거.... 카라마츠가 왜 피를 토하고 있는거야... 잦아든 기침에 안심하던 불과 몇초전에 나는 붉은 피가 베어있는 카라마츠의 손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카...카라마츠..? 이게....무슨...]
[쵸...쵸로마....츠...]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카라마츠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서려있었다.
이어 떨어지는 핏방울이 바닥에 스며들며 핏자국을 냈다. 방에 가득한 피냄새와 카라마츠의 입에서 흐르는 피의 색이 너무나 이질적이였다. 항상 건강해서 근육바보라고 불렀던 카라마츠였다. 요새 기운이 없어보이는 듯 했는데 설마 무슨 병이라도....
아니야. 그저 혀를 잘못 씹어서 피가 나온걸테니까. 내 착각이고 또 안쓰러운 사고일테니까.
[병원가자. 넌 손 씻고 와 내가 보험증 챙길테니까.]
서둘러 병원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텅 비어 있는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나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의사의 입으로 꼭 확인받아야겠다는 신념만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이건 분명 뭔가 잘못된거니까.
뭐가 잘못된걸까?
「쥬시마츠」
[어디가?]
2층에서 뛰다 싶이 내려와선 화장실에 있는 카라마츠형의 손목을 붙잡고는 서둘러 신발을 신는 쵸로마츠형이 많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거지.
[병원.]
이상한 이유였다. 쵸로마츠형 아픈건가? 것보다 카라마츠형이랑 같이 갈 정도로 아픈가? 멀쩡해보이는데.
[누가 아파?]
시덥지않은 물음에 쵸로마츠형은 잠시 머뭇거렸다.
[...카라마츠가 아픈것 같아서 병원 가보려고.]
에. 건강함이 장점이던 카라마츠형이 아파? 그것도 쵸로마츠형이 심각한 표정을 지을 정도로? 이게 무슨...갑자기 울리는 듯한 경고음이 머리속에 가득 찬다.
[나..나도 같이가.]
불안감에 휩싸이며 나는 신발을 주워들었다. 그렇게 큰일은 아닐꺼야. 괜찮아. 어디선가 들려오는것만 같은 불길한 목소리에 멀쩡했던 정신이 잠식될 것 같았다.
저번에 낚시터를 갔을 때 심상치 않았던 카라마츠형의 기침소리가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듯 했다. 그저 환절기니까 걸린 사소한 감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쵸로마츠형의 심각한 표정을 보니 그것은 나의 안일한 생각이였다고 느껴졌다. 주체하지 못하고 떨리는 손에 침착함은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좀 더 큰 병원에 가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우리는 작은 동네의원까지 허겁지겁 뛰어왔다. 오자마자 이런저런 검사와 엑스레이를 찍고는 저런 말을 해대는 의사가 의문이였다.
[네? 여기선 검사가 어렵나요?]
쵸로마츠형의 다급한 외침에 의사는 잠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왜 큰병원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대해 고민하는 듯한 표정이였다. 그러나 곧 결심한 듯 외쳐오는 말에 절망만 들었다.
[엑스레이상에서도 병의 원인은 이미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저희같이 작은 병원에서는 손쓰기 쉽지않아서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와 통원치료를 받아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그게 무슨...]
절망감이 묻어나오는 듯한 쵸로마츠형의 표정이 시야에 찼다. 잡고 있던 카라마츠형의 손을 꽉 쥐어본다.
[급성 폐렴입니다. 그러나 방치하신 기간이 길어서 이미 병의 진행이 말기에 이르렀구요. 어쩌다 이제 오신겁니까. 그동안 많이 고통스러웠을텐데요....저희 병원에서는 치료해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좀 더 큰병원에 가셔서 치료할 방법을 찾으시는게...]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가에 난 물길이 턱끝에서 맺혔고 곧이어 떨어졌다.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카라마츠형을 바라봤다. 낙담해야할 사람은 카라마츠형인데 형은 마치 결말을 알고 있는 듯한 주인공처럼 씁쓸한 표정만 지었다.
자신의 무릎을 감싸며 분을 삭히는 쵸로마츠형은 급히 짐을 챙겼다.
[큰병원 가자.]
[..쵸로마츠..]
[...큰병원에 가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난 여기서 포기안해.]
죄짓는 듯한 표정을 짓는 카라마츠형의 손을 꼭 잡아본다. 만약 큰병원에 가서도 방법이 없다면 지금 잡은 이 손이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응. 나도 포기안해. 가자 카라마츠형.]
형도 포기하지말아줘.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나오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잡은 손은 언제 말랐는지 뼈가 다 드러났고 눈가에는 다크써클이 가득했다. 이제서야 보이는 형의 SOS신호가 나를 옥죄어 오는것 같았다. 왜 이제서야 알아버린걸까.
[콜록콜록.]
따라오던 카라마츠형의 걸음이 느려졌다. 가빠오는 숨소리에 거친 기침소리가 일종의 경고같았다. 두려운 마음에 주저앉아버린 카라마츠형을 안아주었다.
[괜찮아...괜찮을거야...카라마츠형...]
주문처럼 읊조리는 말에 부서진 마음을 감싸안아 본다.
괜찮을거야.
「이치마츠」
외출을 끝내고 돌아온 집은 언제나 처럼 삭막했다. 2층에 가서 낮잠이나 잘까. 불과 2시 반밖에 안된 이른 시간이지만.
느긋하게 2층 계단을 올라본다. 열려있는 방문에 눈을 찡끄린다. 누가 열고 간거야. 칠칠맞기는.
방에 들어서니 이상한 피비린내와 핏자국이 나를 반겼다. 이게 무슨 피자국...
곧이어 울리는 1층 현관문쪽에 벨소리가 나를 이끌었다. 무슨일이라도 생긴건가...쿵쾅대는 심장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만 했다.
[여보세요. 마츠노...]
[이치마츠야? 나 쥬시마츠랑 카라마츠랑 병원. 나머지 둘 오면 같이 병원으로 와줘 급해.]
납득이 되지않는 쵸로마츠형의 말에 나는 제대로 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응. 알겠어. 라는 반복적인 말만 해댄다.
쥬시마츠가 아플리는 만무하고 아픈 사람이 이렇게 전화를 할 수 있을리도 없고 아마 병원에 입원할 만큼 아프다는건 카라마츠일테니까라는 계산이 나왔다.
[거짓말...]
입밖으로 내비치는 진심에 다시금 쵸로마츠형의 말을 곱씹어 본다. 뭔가 중대발표를 하는 것만큼 심각했던 쵸로마츠형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카라마츠의 이상행동에 등골이 서늘해 진 것 같았다.
기침이 잦아도 그저 환절기 탓이겠거니. 밥을 적게 먹어도 컨디션이 좋지 않겠거니. 잠이 적은 카라마츠가 낮잠을 자던 때에도 나는 그저 피곤했겠거니 생각했다. 그게 전부 이상했다고 느낀건 쵸로마츠형의 전화를 끊은 직후였다.
2층의 핏자국도. 카라마츠의 멈추지 않던 기침도. 떨어진 감기약도 너무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 버린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안고 있던 냥코를 더욱 끌어 안는다. 아냐. 아닐꺼야. 주문처럼 외우던 말이 더 이상 위로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카라마츠의 SOS를 다 떨쳐내고선 이제와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바들바들 떨리는 나의 다리가 이렇게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다. 적어도 오소마츠형과 토도마츠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하는 나의 숙명이 이토록 고달픈 적은 없었을 것이다. 대체 누가 어디가 아픈것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나는 1층 거실 구석에 앉아 남은 형제들을 기다릴 뿐이였다.
얼마쯤 지났을까.
들려오는 문소리에 나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 한번만 더 했으면 대박 났을지도.]
[그건 아니니까. 포기해 오소마츠형.]
시덥지않은 말에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다급한 쵸로마츠형의 말투가 아직도 머릿속에 메아리 친다.
[형..! 병원에 가야...]
다급한 쵸로마츠형에 목소리가 세어나온듯 나의 말투는 긴박하기 다름없었다.
[에. 병원? 누가 다쳤어?]
오초마츠형의 얼빠진 목소리가 도저히 아까 까지의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2층의 핏자국도 쵸로마츠형의 긴박한 전화도 모두 지독한 현실이였다.
[아마...카...카라마츠가..]
나의 예상을 입밖으로 내뱉었을 뿐인데 장난끼 가득하던 오소마츠형의 표정이 금새 찬물을 끼얹은 듯 푹 가라앉았다.
[카라마츠가...뭐?]
여유를 부리던 행동 하나하나가 이제는 다급함이 절실히 묻어나오는 행동이 되었을 때 나는 몸을 일으키며 쌓인 걱정을 밀어냈다.
아무일 없을테니까. 또 안쓰러운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을테니까...
[어디래.]
[아카츠키 대병원.]
기껏해야 만남의 광장으로 쓰던 대병원을 들릴 일이 생겼음에도 나는 전혀 반갑지 않았다.
아마 아무일 없을테니까...
「토도마츠」
빠칭코를 하던 오소마츠형을 만난건 불과 몇분전 일있다.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오소마츠형을 만난 것이다. 시덥지않은 빠칭코 이야기를 하니 지루하기만 했다.
조잘대는 오소마츠형의 말에도 나는 꿈쩍도 않고 현관문을 열었다. 적당히 신발을 벗어두고 거실로 향한다. 이 때쯤이면 분명 이치마츠형이 있을테니까.
[다녀왔어.]
거실문을 여니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이치마츠형의 행동에 놀라울 따름이였다. 이치마츠형이 뱉는 말은 긴박하기 그지없었다.
기다렸다는 듯 우리에게 온 택시가 반가웠다. 병원을 가는 택시 안에서는 감출수 없는 침묵만이 들려왔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아이돌 가수의 노래도 우리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기침을 하던 카라마츠형의 안색이 창백했었던 것도 잠이 많지 않던 카라마츠형이 늦잠도 자고 밖에 나가기 좋아하던 형이 요즘엔 집에만 있었다. 모두 이상한 것들 투성이였는데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아니 모른척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상한 말들만 늘어놓는 쵸로마츠형에게 오소마츠형은 화를 냈다. 그게 무슨소리야!! 외치는 오소마츠형의 외침이 복도 전체에 울렸다.
믿기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들려왔을 땐 나는 그저 눈동자를 굴리며 그 사실이 거짓이길 빌고 또 빌었다.
[거..짓말...]
쵸로마츠형의 담담한 표정도 쥬시마츠형의 울것 같은 표정도 모두 그 사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ㅋ...카라마츠는?]
이치마츠형의 떨리는 목소리도 정지 된 내 머릿속을 들쑤시고 다녔다.
[지금은 입원 수속을 밞아서 202호에 있어.]
느릿하기만 했던 이치마츠형의 움직임이 그렇게 신속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같이 달려가는 형제들의 모습이 모두 눈에 찰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서 발을 뗄 수 없었다.
[지금은 약먹고 자니까 조용히 해야 돼.]
삐-삐- 울리는 기계음도 카라마츠형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저 산소 마스크도 너무나 허망할 뿐이다.
[짧으면 한달. 길면 3개월.]
쵸로마츠형의 입에서는 계산적인 날짜들이 퍼져나왔다.
[에? 3개월이나 입원해야 해? 그렇게 아픈걸까나 카라마츠.]
장난끼 가득한 오소마츠형의 대답에도 나는 웃을수도 없었다. 몰아쉬는 카라마츠형의 숨소리는 떨리는 오소마츠형의 손도 너무나 대비될만큼 평온 그 자체였다.
[...아니...]
무엇인가 참고있는 듯한 쵸로마츠형의 대답을 기다리던 나는 곧이어 들려오는 말에 머릿속이 텅 빈 것만 같았다.
[..카라마츠형의..남은 시간이야.]
울면서 말하는 쥬시마츠형의 말이 귓가에 흘러들어오자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나온다. 아니야. 거짓말이야.
[아닐거야...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외쳐보는 내 목소리에도 담담한 쵸로마츠형의 표정에는 미동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더 슬퍼보이는 표정인 될걸 지도...
[너무 늦었어..손쓸 방도도 없고..카라마츠 저녀석..이제 숨쉬기도 괴로울 정도라고 하더라..]
아까까지만 해도 평온해보였던 저 표정은 괴로움을 참고 있는 표정이였던건가. 나 정말 카라마츠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파트너 자격실격일지도.
침대쪽으로 다가가 잡는 손은 언제 야위었는지 가늘었다.
[형...내가 다...잘못했으니까...]
떨려오는 몸을 가눌 틈도 없이 주저 앉아버리고는 터진 울음을 감출 방법도 없었다.
[몰래카메라인거면..흣...대성공이니까...]
주체없이 흐르는 눈물에 짠기가 돌았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침대시트에 스며들어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만 흘려댔다.
제발 죽지마 형.
「오소마츠」
해가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노을이 지자 동생들의 울음소리는 좀 사그라 들었다.
쓰다듬는 카라마츠의 얼굴에는 전과 다르게 생기가 돌지 않았다. 언제 이렇게 변해버린거지.
애석하게도 들려온 쵸로마츠의 목소리도 현실감이 없었다. 갑자기 들려오는 시한부 선고에 누가 그렇겠거니 하면서 수긍을 하겠는가.
이런거 절대 거짓말이니까. 카라마츠 다 나을거니까.
[빨리 일어나야해 카라마츠.]
쓰다듬는 손길에 강한 염원을 실어넣는다. 색-색- 들리는 숨소리가 너무나도 평화로운데 약하게 인상을 쓰고 있는 카라마츠의 표정이 너무 괴로워보였다.
[지금까지 별일 아니라고 참아왔나봐 미련하게. 아까 검사 끝나고 발작같은게 일어났는데 의사말로는 아마 버티기 힘들거라고...]
[카라마츠는 나아. 그러니까 재수없는 소리는 하지마.]
강한 믿음을 담아 던지는 말이 소용없다는걸 알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이 화를 던져야할것만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기에는 이 감정이 너무 크거 버거웠다.
[오소마츠...?]
[낫는다고! 나으면 돼!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고칠수 있어! 이런것 쯤은...금새...고친다고...]
흐르는 눈물이 나의 외침을 부정한다. 들려오는 기계음소리가 이토록 싫었던 적이 있었나. 눈을 감으면 카라마츠가 없어질까봐 눈이 시리도록 담아본다.
[콜록콜록.]
들리는 기침소리에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 평온하던 연못에 돌을 던져넣은 것처럼 넘실대는 숨소리에 나는 무서워졌다.
쿨럭.
투명한 산소마스크에 뿌려지는 붉은 선혈에 경직된 나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의...의사! 쥬시마츠!!]
[아..알겠어!]
들려오는 쵸로마츠의 목소리와 쥬시마츠로 추정되는 발소리에 나는 혼미해진 정신을 되찾았다.
거칠게 뱉어내는 혈흔이 눈앞에 선명하게 남았다. 흰색으로 말끔하게 단장되있던 시트까지 붉은 선혈이 스며들자 나는 눈을 감았다.
[카라마츠 너는 언제까지 우리 곁에 있어줄까.]
두려움에 내뱉는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심해지는 카라마츠의 기침소리. 현실감 없이 들려오는 불규칙적인 기계소리. 형제들의 애절한 울음소리. 급하게 달려오는 듯한 발소리.
나는 멍청하게도 그제서야 알아버렸다.
아아.
카라마츠.
너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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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짧게 쓰고 싶었다고 엉엉)
원래 카라마츠가 죽는거까지 쓰고 싶었지만
열린결말이라고 합시다 하핫
제 누추한 메모장에 놀러와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꾸벅)
*카라마츠걸이면 한번쯤은 써줘야하는 시한부
*우울주의
*저퀄&오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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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른] 시간
「쵸로마츠」
[콜록콜록]
느닷없이 퍼지는 기침소리에 신경이 쓰였다. 요근래 기침만 하네 저녀석.
[감기라도 걸린거야? 좀 쉬는게 나을것 같은데.]
아직도 기침을 하는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어본다. 기침 소리가 그치질 않네. 얼마나 아픈거야? 걱정되는 마음에 간호라도 해줄까 싶어 또 다시 말을 던진다.
[이불이라도 깔아줄까? 약 가져다 줘?]
기침소리가 잦아드는 걸 보니 괜찮아 지는 듯 싶다. 괜찮은건가. 환절기라 그런지 조심 좀 하지. 또 카라마츠걸인가 뭔가 찾으러 얉은 가죽재킷이나 입고 다녔을테니까.
[괜찮은거야 카라마...]
쿨럭.
다시금 던지는 나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려오는 이질적인 소리. 카라마츠의 입에서 뱉어내는 피의 비릿한 냄새가 나의 사고회로를 멈추는 듯 싶었다. 뭐야 이거.... 카라마츠가 왜 피를 토하고 있는거야... 잦아든 기침에 안심하던 불과 몇초전에 나는 붉은 피가 베어있는 카라마츠의 손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카...카라마츠..? 이게....무슨...]
[쵸...쵸로마....츠...]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카라마츠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서려있었다.
이어 떨어지는 핏방울이 바닥에 스며들며 핏자국을 냈다. 방에 가득한 피냄새와 카라마츠의 입에서 흐르는 피의 색이 너무나 이질적이였다. 항상 건강해서 근육바보라고 불렀던 카라마츠였다. 요새 기운이 없어보이는 듯 했는데 설마 무슨 병이라도....
아니야. 그저 혀를 잘못 씹어서 피가 나온걸테니까. 내 착각이고 또 안쓰러운 사고일테니까.
[병원가자. 넌 손 씻고 와 내가 보험증 챙길테니까.]
서둘러 병원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텅 비어 있는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나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의사의 입으로 꼭 확인받아야겠다는 신념만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이건 분명 뭔가 잘못된거니까.
뭐가 잘못된걸까?
「쥬시마츠」
[어디가?]
2층에서 뛰다 싶이 내려와선 화장실에 있는 카라마츠형의 손목을 붙잡고는 서둘러 신발을 신는 쵸로마츠형이 많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거지.
[병원.]
이상한 이유였다. 쵸로마츠형 아픈건가? 것보다 카라마츠형이랑 같이 갈 정도로 아픈가? 멀쩡해보이는데.
[누가 아파?]
시덥지않은 물음에 쵸로마츠형은 잠시 머뭇거렸다.
[...카라마츠가 아픈것 같아서 병원 가보려고.]
에. 건강함이 장점이던 카라마츠형이 아파? 그것도 쵸로마츠형이 심각한 표정을 지을 정도로? 이게 무슨...갑자기 울리는 듯한 경고음이 머리속에 가득 찬다.
[나..나도 같이가.]
불안감에 휩싸이며 나는 신발을 주워들었다. 그렇게 큰일은 아닐꺼야. 괜찮아. 어디선가 들려오는것만 같은 불길한 목소리에 멀쩡했던 정신이 잠식될 것 같았다.
저번에 낚시터를 갔을 때 심상치 않았던 카라마츠형의 기침소리가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듯 했다. 그저 환절기니까 걸린 사소한 감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쵸로마츠형의 심각한 표정을 보니 그것은 나의 안일한 생각이였다고 느껴졌다. 주체하지 못하고 떨리는 손에 침착함은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좀 더 큰 병원에 가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우리는 작은 동네의원까지 허겁지겁 뛰어왔다. 오자마자 이런저런 검사와 엑스레이를 찍고는 저런 말을 해대는 의사가 의문이였다.
[네? 여기선 검사가 어렵나요?]
쵸로마츠형의 다급한 외침에 의사는 잠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왜 큰병원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대해 고민하는 듯한 표정이였다. 그러나 곧 결심한 듯 외쳐오는 말에 절망만 들었다.
[엑스레이상에서도 병의 원인은 이미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저희같이 작은 병원에서는 손쓰기 쉽지않아서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와 통원치료를 받아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그게 무슨...]
절망감이 묻어나오는 듯한 쵸로마츠형의 표정이 시야에 찼다. 잡고 있던 카라마츠형의 손을 꽉 쥐어본다.
[급성 폐렴입니다. 그러나 방치하신 기간이 길어서 이미 병의 진행이 말기에 이르렀구요. 어쩌다 이제 오신겁니까. 그동안 많이 고통스러웠을텐데요....저희 병원에서는 치료해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좀 더 큰병원에 가셔서 치료할 방법을 찾으시는게...]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가에 난 물길이 턱끝에서 맺혔고 곧이어 떨어졌다.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카라마츠형을 바라봤다. 낙담해야할 사람은 카라마츠형인데 형은 마치 결말을 알고 있는 듯한 주인공처럼 씁쓸한 표정만 지었다.
자신의 무릎을 감싸며 분을 삭히는 쵸로마츠형은 급히 짐을 챙겼다.
[큰병원 가자.]
[..쵸로마츠..]
[...큰병원에 가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난 여기서 포기안해.]
죄짓는 듯한 표정을 짓는 카라마츠형의 손을 꼭 잡아본다. 만약 큰병원에 가서도 방법이 없다면 지금 잡은 이 손이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응. 나도 포기안해. 가자 카라마츠형.]
형도 포기하지말아줘.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나오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잡은 손은 언제 말랐는지 뼈가 다 드러났고 눈가에는 다크써클이 가득했다. 이제서야 보이는 형의 SOS신호가 나를 옥죄어 오는것 같았다. 왜 이제서야 알아버린걸까.
[콜록콜록.]
따라오던 카라마츠형의 걸음이 느려졌다. 가빠오는 숨소리에 거친 기침소리가 일종의 경고같았다. 두려운 마음에 주저앉아버린 카라마츠형을 안아주었다.
[괜찮아...괜찮을거야...카라마츠형...]
주문처럼 읊조리는 말에 부서진 마음을 감싸안아 본다.
괜찮을거야.
「이치마츠」
외출을 끝내고 돌아온 집은 언제나 처럼 삭막했다. 2층에 가서 낮잠이나 잘까. 불과 2시 반밖에 안된 이른 시간이지만.
느긋하게 2층 계단을 올라본다. 열려있는 방문에 눈을 찡끄린다. 누가 열고 간거야. 칠칠맞기는.
방에 들어서니 이상한 피비린내와 핏자국이 나를 반겼다. 이게 무슨 피자국...
곧이어 울리는 1층 현관문쪽에 벨소리가 나를 이끌었다. 무슨일이라도 생긴건가...쿵쾅대는 심장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만 했다.
[여보세요. 마츠노...]
[이치마츠야? 나 쥬시마츠랑 카라마츠랑 병원. 나머지 둘 오면 같이 병원으로 와줘 급해.]
납득이 되지않는 쵸로마츠형의 말에 나는 제대로 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응. 알겠어. 라는 반복적인 말만 해댄다.
쥬시마츠가 아플리는 만무하고 아픈 사람이 이렇게 전화를 할 수 있을리도 없고 아마 병원에 입원할 만큼 아프다는건 카라마츠일테니까라는 계산이 나왔다.
[거짓말...]
입밖으로 내비치는 진심에 다시금 쵸로마츠형의 말을 곱씹어 본다. 뭔가 중대발표를 하는 것만큼 심각했던 쵸로마츠형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카라마츠의 이상행동에 등골이 서늘해 진 것 같았다.
기침이 잦아도 그저 환절기 탓이겠거니. 밥을 적게 먹어도 컨디션이 좋지 않겠거니. 잠이 적은 카라마츠가 낮잠을 자던 때에도 나는 그저 피곤했겠거니 생각했다. 그게 전부 이상했다고 느낀건 쵸로마츠형의 전화를 끊은 직후였다.
2층의 핏자국도. 카라마츠의 멈추지 않던 기침도. 떨어진 감기약도 너무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 버린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안고 있던 냥코를 더욱 끌어 안는다. 아냐. 아닐꺼야. 주문처럼 외우던 말이 더 이상 위로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카라마츠의 SOS를 다 떨쳐내고선 이제와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바들바들 떨리는 나의 다리가 이렇게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다. 적어도 오소마츠형과 토도마츠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하는 나의 숙명이 이토록 고달픈 적은 없었을 것이다. 대체 누가 어디가 아픈것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나는 1층 거실 구석에 앉아 남은 형제들을 기다릴 뿐이였다.
얼마쯤 지났을까.
들려오는 문소리에 나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 한번만 더 했으면 대박 났을지도.]
[그건 아니니까. 포기해 오소마츠형.]
시덥지않은 말에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다급한 쵸로마츠형의 말투가 아직도 머릿속에 메아리 친다.
[형..! 병원에 가야...]
다급한 쵸로마츠형에 목소리가 세어나온듯 나의 말투는 긴박하기 다름없었다.
[에. 병원? 누가 다쳤어?]
오초마츠형의 얼빠진 목소리가 도저히 아까 까지의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2층의 핏자국도 쵸로마츠형의 긴박한 전화도 모두 지독한 현실이였다.
[아마...카...카라마츠가..]
나의 예상을 입밖으로 내뱉었을 뿐인데 장난끼 가득하던 오소마츠형의 표정이 금새 찬물을 끼얹은 듯 푹 가라앉았다.
[카라마츠가...뭐?]
여유를 부리던 행동 하나하나가 이제는 다급함이 절실히 묻어나오는 행동이 되었을 때 나는 몸을 일으키며 쌓인 걱정을 밀어냈다.
아무일 없을테니까. 또 안쓰러운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을테니까...
[어디래.]
[아카츠키 대병원.]
기껏해야 만남의 광장으로 쓰던 대병원을 들릴 일이 생겼음에도 나는 전혀 반갑지 않았다.
아마 아무일 없을테니까...
「토도마츠」
빠칭코를 하던 오소마츠형을 만난건 불과 몇분전 일있다.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오소마츠형을 만난 것이다. 시덥지않은 빠칭코 이야기를 하니 지루하기만 했다.
조잘대는 오소마츠형의 말에도 나는 꿈쩍도 않고 현관문을 열었다. 적당히 신발을 벗어두고 거실로 향한다. 이 때쯤이면 분명 이치마츠형이 있을테니까.
[다녀왔어.]
거실문을 여니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이치마츠형의 행동에 놀라울 따름이였다. 이치마츠형이 뱉는 말은 긴박하기 그지없었다.
기다렸다는 듯 우리에게 온 택시가 반가웠다. 병원을 가는 택시 안에서는 감출수 없는 침묵만이 들려왔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아이돌 가수의 노래도 우리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기침을 하던 카라마츠형의 안색이 창백했었던 것도 잠이 많지 않던 카라마츠형이 늦잠도 자고 밖에 나가기 좋아하던 형이 요즘엔 집에만 있었다. 모두 이상한 것들 투성이였는데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아니 모른척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상한 말들만 늘어놓는 쵸로마츠형에게 오소마츠형은 화를 냈다. 그게 무슨소리야!! 외치는 오소마츠형의 외침이 복도 전체에 울렸다.
믿기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들려왔을 땐 나는 그저 눈동자를 굴리며 그 사실이 거짓이길 빌고 또 빌었다.
[거..짓말...]
쵸로마츠형의 담담한 표정도 쥬시마츠형의 울것 같은 표정도 모두 그 사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ㅋ...카라마츠는?]
이치마츠형의 떨리는 목소리도 정지 된 내 머릿속을 들쑤시고 다녔다.
[지금은 입원 수속을 밞아서 202호에 있어.]
느릿하기만 했던 이치마츠형의 움직임이 그렇게 신속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같이 달려가는 형제들의 모습이 모두 눈에 찰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서 발을 뗄 수 없었다.
[지금은 약먹고 자니까 조용히 해야 돼.]
삐-삐- 울리는 기계음도 카라마츠형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저 산소 마스크도 너무나 허망할 뿐이다.
[짧으면 한달. 길면 3개월.]
쵸로마츠형의 입에서는 계산적인 날짜들이 퍼져나왔다.
[에? 3개월이나 입원해야 해? 그렇게 아픈걸까나 카라마츠.]
장난끼 가득한 오소마츠형의 대답에도 나는 웃을수도 없었다. 몰아쉬는 카라마츠형의 숨소리는 떨리는 오소마츠형의 손도 너무나 대비될만큼 평온 그 자체였다.
[...아니...]
무엇인가 참고있는 듯한 쵸로마츠형의 대답을 기다리던 나는 곧이어 들려오는 말에 머릿속이 텅 빈 것만 같았다.
[..카라마츠형의..남은 시간이야.]
울면서 말하는 쥬시마츠형의 말이 귓가에 흘러들어오자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나온다. 아니야. 거짓말이야.
[아닐거야...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외쳐보는 내 목소리에도 담담한 쵸로마츠형의 표정에는 미동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더 슬퍼보이는 표정인 될걸 지도...
[너무 늦었어..손쓸 방도도 없고..카라마츠 저녀석..이제 숨쉬기도 괴로울 정도라고 하더라..]
아까까지만 해도 평온해보였던 저 표정은 괴로움을 참고 있는 표정이였던건가. 나 정말 카라마츠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파트너 자격실격일지도.
침대쪽으로 다가가 잡는 손은 언제 야위었는지 가늘었다.
[형...내가 다...잘못했으니까...]
떨려오는 몸을 가눌 틈도 없이 주저 앉아버리고는 터진 울음을 감출 방법도 없었다.
[몰래카메라인거면..흣...대성공이니까...]
주체없이 흐르는 눈물에 짠기가 돌았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침대시트에 스며들어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만 흘려댔다.
제발 죽지마 형.
「오소마츠」
해가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노을이 지자 동생들의 울음소리는 좀 사그라 들었다.
쓰다듬는 카라마츠의 얼굴에는 전과 다르게 생기가 돌지 않았다. 언제 이렇게 변해버린거지.
애석하게도 들려온 쵸로마츠의 목소리도 현실감이 없었다. 갑자기 들려오는 시한부 선고에 누가 그렇겠거니 하면서 수긍을 하겠는가.
이런거 절대 거짓말이니까. 카라마츠 다 나을거니까.
[빨리 일어나야해 카라마츠.]
쓰다듬는 손길에 강한 염원을 실어넣는다. 색-색- 들리는 숨소리가 너무나도 평화로운데 약하게 인상을 쓰고 있는 카라마츠의 표정이 너무 괴로워보였다.
[지금까지 별일 아니라고 참아왔나봐 미련하게. 아까 검사 끝나고 발작같은게 일어났는데 의사말로는 아마 버티기 힘들거라고...]
[카라마츠는 나아. 그러니까 재수없는 소리는 하지마.]
강한 믿음을 담아 던지는 말이 소용없다는걸 알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이 화를 던져야할것만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기에는 이 감정이 너무 크거 버거웠다.
[오소마츠...?]
[낫는다고! 나으면 돼!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고칠수 있어! 이런것 쯤은...금새...고친다고...]
흐르는 눈물이 나의 외침을 부정한다. 들려오는 기계음소리가 이토록 싫었던 적이 있었나. 눈을 감으면 카라마츠가 없어질까봐 눈이 시리도록 담아본다.
[콜록콜록.]
들리는 기침소리에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 평온하던 연못에 돌을 던져넣은 것처럼 넘실대는 숨소리에 나는 무서워졌다.
쿨럭.
투명한 산소마스크에 뿌려지는 붉은 선혈에 경직된 나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의...의사! 쥬시마츠!!]
[아..알겠어!]
들려오는 쵸로마츠의 목소리와 쥬시마츠로 추정되는 발소리에 나는 혼미해진 정신을 되찾았다.
거칠게 뱉어내는 혈흔이 눈앞에 선명하게 남았다. 흰색으로 말끔하게 단장되있던 시트까지 붉은 선혈이 스며들자 나는 눈을 감았다.
[카라마츠 너는 언제까지 우리 곁에 있어줄까.]
두려움에 내뱉는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심해지는 카라마츠의 기침소리. 현실감 없이 들려오는 불규칙적인 기계소리. 형제들의 애절한 울음소리. 급하게 달려오는 듯한 발소리.
나는 멍청하게도 그제서야 알아버렸다.
아아.
카라마츠.
너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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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짧게 쓰고 싶었다고 엉엉)
원래 카라마츠가 죽는거까지 쓰고 싶었지만
열린결말이라고 합시다 하핫
제 누추한 메모장에 놀러와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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