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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송

[카라마츠] 감각

치스하 2017. 5. 5. 18:56
*카라마츠 사변 후
*카라른 기반
*짧음 주의
*저퀄&오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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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감각

죽다살아난 그때의 사건 이후.
점점 무뎌지는 감각 속에 나는 두려웠다.


















[켁. 이 된장국 완전 짜잖아.]

평소같은 식사를 하던 중 들리는 오소마츠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짜다고?

[별로 안짠것 같다만.]

딱 좋은 정도의 짠기가 입가에 돌면서 침샘을 자극 시켰다.

[윽. 이거 진짜 짜.]

나의 대답을 부정하는 듯이 들려오는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이치마츠의 발언에 힘입어 나머지 셋도 그 말에 동조했다. 메아리치는 아우성들이 마치 나에게 무슨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어머 니트들아. 된장국이 너무 짜게 끓여진것 같구나. 금방 만들어줄테니 먹지말고 있으렴.]

어머니에 말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의문이 내 몸을 묶어놓는 듯 했다. 다시 한번 맛보는 된장국의 맛이 너무나 생소했다. 딱 맞게 느껴지는 짠기가 점점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내 미각은 점점 무뎌졌다.



















기분좋게 음악감상을 하던 오후였다. 오늘따라 적당한  데시벨이 맞지않아 몇번이고 음량을 조절했어야 했다. 오자키의 노래를 들으니 심신이 편안해지는군. 모처럼 조용한 오후 낮잠이라도 잘 심보로 쇼파에 누웠다. 잠에 들려는 와중 기분좋게 들이던 오자키의 목소리가 끊겼다. 재생이 잘못되었나 싶어 눈을 뜨니 토도마츠가 있었다.

벙끗거리는 모습을 보니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것 같은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토도마츠 미안하지만 못 들었다 다시 말해주겠나.]

헤드셋을 들고 말을 하던 토도마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것 같았지만 내 머리에는 또렷이 박혔다.

[그니까! 귀라도 먹은거야 뭐야. 노래소리를 얼마나 크게 한건데 시끄럽다니까.]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은 듯 싸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딱 듣기 좋았던 음량이 얼마나 시끄러웠길래 토도마츠가 저렇게 화를 내며 말을 하는건가.

얼빠진 표정으로 쳐다보니 토도마츠는 화가 가득한 표정으로 헤드셋을 뽑았다.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좀 해!]

곧이어 쿵쾅대며 계단을 내려가는 토도마츠의 뒷모습을 보는데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내 청각은 점점 무뎌졌다.
















허기가 지던 오후 3시였다. 점심에 형제들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던 통에 약간 부족하게 먹은 탓이였다. 냉장고를 뒤지볼 생각으로 1층에 내려왔다. 거실에 앉아있는 쵸로마츠가 나를 잠깐 쳐다보더니 부엌으로 다가왔다.

[뭐라도 먹게?]

부엌을 기웃거리며 뭔가 먹어보려는 내 행동에 쵸로마츠도 관심을 가졌다.

[아. 응. 점심을 적게 먹은것 같아서 말이지.]

찬장을 뒤져봐도 별다른게 없어보였다.

[같이 먹어.]

쵸로마츠도 점심이 부족했나 보다. 쥬시마츠가 반찬을 거의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형제들 모두 배고픔에 시달릴 것이었다.

[찬장에는 별게 없나보군.]

별다른 수확은 거지지 못한채 냉장고로 향했다. 이것 저것 사다 놓으셨을테니.

[나 화장실.]

뒤져보는 냉장고 속에서 작은 반찬통을 꺼냈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걸로 보이는 감자조림에 코를 가져다 댔다. 별 냄새가 나지 않는걸 보니 괜찮은 것 같다. 밥은 있었던 것 같으니 간단하게 먹을까.

[뭐라도 찾았어?]

손수건에 손을 닦으며 부엌문을 옆으로 미는 쵸로마츠에게 답했다.

[감자조림을 찾았다!]

기쁜듯이 내미는 감자조림에 쵸로마츠의 인상은 구겨졌다.

[이거 냄새가 왜이래. 상한것 같은데.]

쵸로마츠의 표정을 보아도 내 코엔 아무 냄새도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내 후각은 점점 무뎌졌다.



















별 신경을 쓰지 못했던 탓이었을까.

[!!]

머리로 휘둘러져온 방망이에 맞아 피가 흐르고 있었음에도 고통도 액체가 흐르는 기분도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형아! 괜찮아?!]

난리법석인 쥬시마츠에 표정이 조금 심각해 보였던 탓일까. 무엇인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꼈다.

[아아. 괜찮아. 아프지 않다.]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에 베어나오는 혈흔에 조금 겁을 먹었다.

[피가 엄청 나오는데?! 병원! 병원가야돼!]

헐레벌떡 1층으로 달려나가는 쥬시마츠를 막기위해 갑자기 일어섰다. 흔들리는 시야에 나는 어느새 땅바닥에 꼬꾸라져 있었다.

그렇게 내 감각은 점점 무뎌졌다.
















희미하게 나는 알코올 냄새에 어렴풋이 들리는 쥬시마츠에 목소리에 눈을 떴다.

[형아! 괜찮아?! 여기 병원이야! 나 알아볼 수 있어?]

들리는 쥬시마츠의 목소리가 꼭 헤드셋을 낀것 마냥 먹먹하게 들렸다.

[아. 쥬시마츠 괜찮아. 근대 미안하지만 불 좀 켜줄래? 깜깜해서 말이야.]

잡아오는 쥬시마츠의 손의 감각도 이젠 희미했다.

[..무슨소리야..여기 불 다 킨건데..?]

흑백필터를 낀 것처럼 눈을 아무리 깜빡여도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내 시각도 점점 무뎌졌다.













그렇게 내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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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솜씨 상향 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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